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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돌보듯 키워온 광복이와 관순이, 남은 생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일2022-07-09 조회883

내 아이 돌보듯 키워온 광복이와 관순이, 남은 생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7년 동안 광복이·관순이를 돌본 사육사
내 아이 돌보듯 키워온 광복이·관순이,
남은 생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앵커) 한때 서울대공원 스타였던 관순이라는 침팬지입니다. 외국의 동물원으로 보내질 처지입니다.
영상출처 : JTBC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광복이와 관순이의 반출 이슈

오세훈 시장과 관련 담당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광복이·관순이의 행복을 위한 최선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데..

왜 광복이랑 관순이를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야하는 건가요?

김세곤 서울동물원 동물기획과장) 침팬지는 4~5마리, 5~6마리 이렇게 그룹 생활을 해야 가장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2마리만 있다 보면 얘네들이 외로워지고 그 생활이 계속 오래되다 보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옵니다. 지금 광복이는 현재 정신적으로 이상이 살짝 와있습니다. 그래서 얘네들은 새로운 동네로, 새로운 침팬지 마을로 시집·장가를 보내야 됩니다.

임양묵 광복이·관순이 사육사) 광복이랑 관순이가 격리 케이지에서 같이 있게 된 게 한 일 년 반 정도가 됐는데 그 전에 광복이가 혼자 있을 때 여기서 자기 털을 이렇게 뽑는 행뒤들을 많이 했어요. 그런 행위를 어떻게 보면 이런 격리공간에서의 답답함으로 인해서 정형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행동을 이제 하게 됐고요. 침팬지 같은 경우는 사회성을 가진 동물입니다. 가족 구성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적, 사회 지위 이런 거를 침팬지들도 다 서열 순위가 있기 때문에 그런 욕구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데 만약에 그런 욕구들이 충족이 안 되면 침팬지들도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거죠. 교미행동을 못하면 자위행동을 하고, 자위행동으로 나온 물질을 먹게 됩니다. 그리고 간혹가다 보면 그냥 제자리에서 팽그르르 도는 그런 것들을 좀 자주 보여주고 다른 기구를 이용해서 바닥을 끌고 다닌다든지 하면서 자기 손 같은 데가 다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행동을 많이 해요.

화면 - 우리를 팽그르르 도는 광복이

임양묵 광복이·관순이 사육사) 그래서 그런 걸로 인해서 '광복이가 이제 조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구나'라는 걸 저희가 옆에서 많이 생각하고 있죠. 그걸로 인해서 저희가 좁은 공간이지만 이 안에서 '동물행동 풍부화'라는 걸로 얘네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그런 행동들을 만히 줄일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케어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더 나아지기 힘든 상황..

왜 광복이랑 관순이는 그룹생활을 하지 못하고 따로 격리되어 있는 거에요?

임양묵 광복이·관순이 사육사) 서울대공원에 침팬지가 여섯 마리가 있습니다. 여섯 마리중에 지금 광복이, 관순이, 그 다음에 가족 무리로 구성된 4마리가 있습니다. 관순이, 광복이가 4마리 무리와 같이 있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 의아해하실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얘네들은 가족 4마리 무리의 아비가 같은 이복형제 지간입니다. 그리고 또한 광복이하고 관순이 같은 경우는 엄마, 아빠가 같은 남매지간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저 앞에 있는 애들하고 같이 지내게 해주고 싶어도 서로 간에 근친 번식을 할 수 있는 큰 위험 요소가 따르기 때문에 저희가 얘네들을 같이 합사를 해주지 못하고 있어요.

근친번식을 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김세곤 서울동물원 동물기획과장) 근친교배를 하면 눈이 이상한 애가 태어나기도 하고, 다리가 틀어진 애가 태어나기도 하고, 그것을 대를 이어서 방치하다 보면 침팬지 마을은 결국 사라지게 됩니다. 멸종하는 겁니다. 그런 잘못된 행위들을 세계 각국에 있는 책임 있는 동물원들이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게 되면 모든 동물원에 있는 침팬지들은 다 사라지게 됩니다.

그럼 아예 중성화를 시키면
다른 침팬지들이랑 같이 지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임양묵 광복이·관순이 사육사) (침팬지는 세계멸종위기 1급 동물이기 때문에) 수컷 같은 경우에는 국제적으로 정관수술, 거세 등을 권장하지 않고요. 암컷 같은 경우는 그에 반해 호르몬제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호르몬제를 맞기 위해서는 3년 주기로 전신마취를 해가지고 주기적으로 임신을 못하도록 해야 되는 방법이 있어요. 그렇게 되면 관순이가 정신적으로나 호르몬적으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저희는 그걸 원치 않는 거죠.

김세곤 서울동물원 동물기획과장) 예를 들어서 자기 딸, 아들한테 '내가 너를 얼마나 정성 들여서 아기였을 때부터 키웠는데 네가 다른 남자 좋다고 하면서 시집간다고 하면 그게 말이나 되느냐, 부모랑 같이 평생 사는 게 행복하지 않냐'라면서 붙드는 거랑 똑같거든요. 아무리 정 들었고 마음이 아프더라도 '내 아이들이 성장하고 장성했으면 좋은 사람 만나서 가는 것이 너의 행복을 위해서 다행이다' 그런 마음으로 광복이랑 관순이도 대해야지 '정들이고 애정이 깊었으니 불임 수술해서라도 여기서 사는 게 너희들한테도 행복이다' '바깥 세상은 꿈도 꾸지마라' 그게 과연 정말 광복이, 관순이를 위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이야기인지..

서울대공원 자체적으로 근친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나요?

김세곤 서울동물원 동물기획과장) 만약에 서울대공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을 하려고 한다면, 침팬지 마을이 적어도 5~10개는 생겨야 합니다. 그래야 마을과 마을 간에 서로 결혼을 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럼 다른 동물들의 복지는 그만큼 더 나빠지는 겁니다. 동물원에 침팬지만 있는게 아니니까요. 오랑우탄도 있고, 코끼리도 있고, 사자도 있고, 호랑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동물들의 전체적인 복지를 위해서는 청장년이 되면 적절히, 마음은 아프더라도 다른 동물원으로 시집·장가를 보내야 합니다.

서울대공원에서 계속 지내려면
'지속적인 중성화 시술' '평생 격리'가 필수인 거네요..

임양묵 광복이·관순이 사육사) 예. 맞습니다. 계속 서울대공원에 있게 되면 평생 이 케이지 안에서만 있어야 되는 거죠. 얘네들이 지금 나이가 13살, 10살인데 보통 얘네들 평균 수명이 45년 정도 되는데 격리 케이지 안에서 다른 침팬지와 합사도 못하고, 섞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30년 이상을 이 케이지 철창 내에서 쭉 지내야 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면은 또 수컷은 수컷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암컷은 호르몬제로 인해서 주기적으로 전신마취를 해가지고 그걸 계속 교체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서로 간에 힘든 거죠. 저희는 얘네들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도 힘들고 얘네들은 평생 격리 케이지 안에 있어야 된다는 것 때문에 힘들고...

그럼 다른 동물원으로 가게 되면
광복이, 관순이가 정말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건가요?

임양묵 광복이·관순이 사육사) 다른 동물원을 가게 되면 여기 환경보다는 더 좋은 환경으로 저희가 보내주는 거지 여기보다도 못한 환경으로는 절대 보낼 이유가 없죠. 다른 동물원으로 가게 되면 광복이는 광복이대로 새로운 가족을 구성해 가지고 예쁜 새끼도 낳고, 수컷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관순이는 암컷이다 보니까 이제 다른 가족 구성원에 포함돼서 또 거기서도 예쁜 새끼를 낳고 같이 지낼 수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광복이, 관순이를 걱정하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임양묵 광복이·관순이 사육사) 제가 광복이 관순이를 키우는 사육사의 입장과, 두 자녀를 갖고 있는 아비의 입장에서 광복이와 관순이가 앞으로 행복하게 가정도 꾸리고, 새끼도 번식을 하면서 친구들도 만나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침팬지로서 해야 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광복이와 관순이가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자 훨씬 더 좋은 환경의 동물원으로 보내줘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울시와 서울대공원은 광복이와 관순이의
행복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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